김영운

작가노트


나의 작업은 인간으로부터 우리 삶을 감싸고 있는 지금 바로 이 순간의 신화에 대해 표현하고 있다. 

작업은 인간과 자연이 하나가 되고, 오늘 하루가 과거가 되며 동시에 역사, 신화가 되는 시간과 공간의 재배치를 특징으로 하고 있는데, 

순간은 우리의 이야기이고 또한 내 삶의 발굴에서부터 시작되는 내 삶의 발견이기도 하다. 끊임없는 생각과 고민에서 표출되는 의식의 공간은 작업 과정 속에도 담겨있다. 

기성 물감을 사용하지 않고 직접 산에 가서 흙을 채취하고 말리고 빻아서 채에 걸러 나만의 조형재료를 발견하고 과거, 현재, 미래를 동시에 나타내는 이미지를 쌓아올린다. 

나의 시각은 다양한 형태를 가진 인간사의 찰나, 영겁에 관심을 갖고, 작가만의 아우라(Aura)를 통해 투영과 반전을 거듭하며 새로운 공간(khora)을 확보,

자신만의 고유성을 확보한 작품을 나만의 색채를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작품 주제에서의 의식의 탐구와 같은 재료의 발견을 자연으로부터 얻게 된다. 

자연에서 채취한 재료들은 단순한 재료의 가치를 넘어 우리 산하에서 채취된 우리 정서에 맞는 색감으로 기성물감에서 찾을 수 없는 우리에게 가장 자연스러운 좋은 재료이다.

이렇게 자연으로부터 얻은 천연 안료를 사용하면서부터 색감이 가지는 깊이에 대해 많은 발전을 느끼게 되었다. 

색을 의도적으로 섞고 섞다 보면 깊은 노랑 또는 파란 계열의 색이 나오게 되었는데 이 색은 단순히 노랑과 파란 색깔과는 다른 깊이가 있는 색감으로 모든 색하고 다 잘 어울린다. 

안료를 가지고 만든 노란색과 파란색에는 그 고유한 색이 홀로만 존재하지 않고 노랑과 빨강, 파랑과 검정, 흰색과 그 주변 색들이 같이 혼재해 있으며 모든 것을 다 담고 있는 공간이다. 

이렇게 준비된 안료는 한번 칠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최소 열두 번에서 열다섯 번 정도 화면에 올린다. 

단순히 칠하는 것이 아니라 칠하는 과정에서 안료와 안료사이에 계속해서 이야기가 들어가며 내가 의식으로 담고 있는 모든 이야기들을 담아내는 것이다.

화면안의 세계는 눈에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로 나누어 구분하지 않았으며, 

이미지와 느낌을 한 순간의 찰라(Moment)로 포착하고 그것을 자신의 이미지에 저장하여 그림에 옮겨 넣는 작업으로 남다른 조형성과 독특한 색감으로 화려하면서도 고풍스러운 이미지로 탄생시켰다.

특히, 흙과 안료를 혼합한 그림이 평면에 머물지 않고 입체적인 느낌을 강하게 표출시켜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한 화면 속에 배치하였으며, 

공간의 깊이감과 밀도감 그리고 긴장감을 고조시켜 화면 속 이미지들이 모호한 경계를 이루도록 공간을 구성했다.

나는 일상에서 느끼는 순간·찰라·영겁의 공간을 오가며, 우리의 의식 혹은 무의식중에 존재하는 또 다른 공간인 코라(khora)의 세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세계를 꿈꾸는 것이다. 

코라(khora)란? 플라톤적인 공간 해석을 통한 조형언어로서 우주의 창조를 설명하기 위해 제시한 존재들 중 하나로 여성의 이미지를 투사한 것을 코라(khora)라 부른다.

작가 이력

개인전 38회 및 단체 · 초대전 1,300여 회 출품

제17회 방글라데시비엔날레 한국관 선정작가(다카국립미술관)

제33회 상파울로비엔날레 초대작가(비엔날레관)

한국현대미술의 단면전( 토론토, LA, 파리, 뉴욕 한국문화원 초대)

역임 : 2019청주공예비엔날레 수석큐레이터, 2020부산비엔날레 선정위원, 2021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선정위원, 국립광주교육대학교 겸임교수.

현 : 한국미협의왕지부장, 한국현대조형작가회장, 한국미협이사, 서울미협부이사장, K-art학예연구실장, 2021BIAF운영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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