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웅

작가노트


문득 책장 앞에 차곡차곡 쌓여있는 책 더 미들과 책장에 꽂힌 책들의 풍경 속 책의 단면과 책의 결을 발견한 순간, 

아! 이것!! 차곡차곡 쌓인 이야기가 혼재된 책들의 결 속에 얼핏 비친 시간성, 속도감, 색채 등, 깊이가 부착되어있는 책들의 풍경이 몇 년 간 작품의 시발이 되어 현재까지 진행되어오고 있다. 

“한 권의 책에는 너무 많은 말들이 고여있고 응고되어 있다. 책을 펼치면 행간에 머물러있던 무수한 말들이 기립해 다가 온다. 

활자들이 기지개를 켜고 망막으로, 뇌 속으로 함성처럼 스며드는 것이다. 책을 덮으면 다시 말들은 문자의 꼴로 결 박되어 고요하다. 

책장에 꽂힌 책의 등에 적인 책의 제목은 그 책 안에 가득할 말들을 연상시켜 준다. 유혹한다. 무수한 책들로 가득한 책장이나 서재는 헤아릴 수 없는 말, 문자들로 가득해 우울하고 침침하다. 

책을 펼치는 행위는 그 말들을 환생시키는 일이다.”

나는 이러한 책들을 펼칠 수 없게 옆면을 본드로 봉한 후에 손으로 직접 칼질을 하고 토막 내어 얇은 회를 떠낸다. 

이것은 책을 펼칠 수 없는 책, 읽을 수 없는 책으로 만드는 일이고 문자들을 모두 붙여버리거나 칼로 지워놓은 꼴이다. 

많은 책들은 원래의 책이 아닌 여러 책들의 중간 중간을 연결하여 나의 캔버스 화면 위에서 또 다른 스토리가 있는 나만의 책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색상도 재질도 느낌도 내용(이야기)도 다른 책의 단면들을 전주식 비빔밥처럼 비벼서 하나의 책의 기능과 의미를 바꾼 세계를 만들려는 작업이다. 

옛 책과 지금의 책이 한 화면에 공존하고 옛 이야기와 현대의 여러 이야기들이 서로 뒤 섞이고 서로 다른 문맥들이 대화를 나눈다. 

그림 속에 가끔 등장하는 한 쌍의 새들은 바로 책 속의 내용(이야기)들이 서 로 대화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화면에 먹과 모필로 밑그림을 그린 후 그 위에 그 필력이 고스란히, 더 생생하게 연상되도록 책의 단면을 콜라주 한다. 

제각기 다른 길이와 두께, 드문드문 비치는 색상, 종이의 재질, 오래되고 누렇게 빛 바랜 종이의 상태들이 물감을 대신해 형상을 배열시키면서 다양한 표정을 만든다. 

책의 단면을 부착한 후 바탕의 여백은 책의 내용 한 장 한 장을 뜯어 물에 불리고 주물러서 만든 종이죽(모든 이야기를 뒤섞고 혼합해버린)으로 채워나간다. 

또는 아크릴 물감을 혼합하여 칠을 하 거나 안료로 염색된 색모래와 금강석가루, 접착제 등을 혼합해 부착한다. 

이렇듯 나의 작품 속에는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이야기가 밑바탕에 깔려 뒤죽박죽이 되어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으며, 

서양적인 재료로 동양적인 정신성과 내용을 보여줄 수 있도록 굵고 강한 선(線)과, 책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색(色)을 이용해 화조화와 문인화 형태로 표현하고 있다.

작가 이력

전주대학교 동 대학원

개인전 (개인전 및 군집 개인 총 35회)

국내, 외 단체전 및 기획 초대전-390여회 출품

국내, 외 아트페어 -80여회 출품

작품 소장처

-서울시립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4점 소장),

전북도립미술관, 서울동부지방법원, 서울북부지방법원, 전북정읍검찰청사,

전북전주지방법원, 전북전주검찰청사 전주중부세무서, 한국전력전주지사,

전주태인컨트리클럽, 전주우진문화재단, 쉐마미술관, 미래병원, 개인소장 등

TVN 드라마 - “여신강림“ 작품 출연

sbs 드라마 - ”따뜻한 말 한마디“ 작품 출연

Apple tv 드라마 – ”닥터 브레인“ 작품 출연

심 사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단원미술대전 심사위원 등 전국 공모전 다수 심사

현재

-대한민국미술대전초대작가, 한국미술협회 서양화 제1분과 이사,

전주대학교 교육대학원 객원교수

수상경력

-서울 국제 아트페어 마니프 우수작가상 수상, 반영 미술상 수상

-한무리 미술상 수상, 전북 청년 미술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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