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UeRHEE

작가노트


누에의 일생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본적이 있다.  한 달 동안 누에는 다섯 차례나 힘겨운 잠을 잔 후에 껍질을 벗는 일을 하는데 이 모든 과정을 정상적으로 치루어야 고치를 짓고 나방이 되어 짝짓기를 하고 알을 생산하는 성공적인 생애를 살아간다. 

마찬가지로 우리 인생살이를 살펴보면 누에처럼 날마다 거듭나는 생애를 살아야 한다. 어제의 일들을 뒤로하고 새로운 생애를 살아가려면 어렵게만 느껴지던 험난한 시험들을 자신에 대한 믿음으로 통과해야 한다. 

누에의 일생을 통하여 인간의 인생도 죽음과 삶이 인간의 존재의 근원임을 깨닫게 한다. 

누에 애벌레는 최후의 일주일 뽕잎 식사가 끝나면 고치실을 토해내어 고치를 만들기 시작한다. 고치 속에 갇혀버린 애벌레는 12일 동안 꼼짝달싹 도 못한 채 캄캄한 암흑의 테두리에서 절대 고독을 감내해야 한다. 이 때 날기 위해선 날개를 가져야 하는데 등껍질이 찢어지는 아픔도 감내해야 한다. 의미 있는 삶을 원한다면, 몇 번씩이라도 허물을 벗고 다시 태어나기를 소망해야 한다. 내 스스로 몽상의 고치 속에 고립되어 절대 고독을 감내하고 등껍질이 찢어지는 아픔을 감내해야 한다. 

다큐멘터리를 보며 나는 누에가 고치를 지으며 자신의 고유한 일을 잘 수행해 내는 기쁨을 누리고 다른 생으로의 “변태”를 하는 것이 우리 사람의 인생과 닮았다고 생각했다. 나의 작품 속 누에고치들은 살아 있을 때 열심히 고치실을 토해내며 누에의 고유의 일을 탁월하게 수행하고 나방으로 환생한 후 남긴 빈 껍질 들이다. 그들을 통해 우리의 인생을 되돌아보게 되며 내 존재의 고유한 일을 탁월 하게 수행하는 참 행복을 알게되면 한다. 

파도에 바람에 휩쓸리고 부서져 깎인 나무는 힘을 빼고 가벼워진 몸, 유목이다. 나무 둥치와 함께할 때의 단단함과 묵직함은 온데간데없고 모두 둥글고 제 각각이다. 뭍에서 물로 돌고 돌아 깎인 가벼운 나무이지만 모래위에서 만난 그것들은 많은 사연들과 함께 제 각각의 아름다운 모습이다. 사람도 젊을 때는 저마다의 잘남과 뾰족함으로 나를 드러내지만 나이가 들수록 유해지고 둥글어지는 것이 유목과도 같다고 생각했다. 

작품속에 함께 존재하는 유리구슬들은 누에고치와 닮은 사람들의 희로애락의 눈물. 때로는 기쁘고 때로는 슬픈, 그런 눈물을 표현하고자 유리구슬을 사용했다. 기쁘고 행복할 때, 무엇엔가 감동할 때, 슬픔과 두려움 놀람 아픔 동정심에도 동반되곤 하는 눈물은 육체와 감정의 물리적 자극에 반응해 나오는 “마음의 땀”이다.  

작가 이력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졸업


2017~ 현재 아이비엠홀딩스 대표

2004~2008 홍익대학교 조형대학 겸임교수

2009~2011 NEW YORK MK TV 영상담당프로듀서

1996~2008 아리랑 TV 영상 미술실장

 

2022.12 서울 아트쇼 2022

2022.11 인천 아시아 아트쇼 2022

2022.9 The 17th Contemporary Istanbul, 터키 이스탄불

2022.9 터키 앙카라 한국문화원 초대전 “아름다운 동행전”, 앙카라

2022.7 2회 초대개인전, 갤러리 아인, 서울

2022.6 모나코 아트페어 Chapiteau de Fontvieille(모나코 메인 센터)

2022.5 이화조각회 정기전, 금보성 미술관, 서울

2022.5 1회 초대개인전, 산촌갤러리, 서울

2022.4 Art, L’ets play, Gema Galdon Gallery(바르셀로나)

2022.4 어포더블 아트 페어 브뤼셀,(Art&Space312)

2022.4 마루갤러리, 코리안 컨템포러리 아트 200, 서울

2021.12 이화여자대학교 온라인 글로벌 녹미전

2020. 8 갤러리 링크 소소전

ARTWORKS

EXHIBI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