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빈: 지난 여름


DATE : 2022.09.01~ 2022.09.30

ARTIST: 고영빈




작가 노트


지난 여름, 세번 찔러 보여주던 빨간 삼각수박을 기억한다.

지난 여름, 아지랭이 사이로 두팔 쭉쭉 피던 용신목 선인장을 기억한다.

지난 여름, 소낙비에 진동하던 먼지냄새를 기억한다.

지난 여름, 파란 풀장으로 뛰어들어 수영솜씨 뽐내던 한마리의 초록색을 기억한다.

지난 여름, 석양지는 백사장으로부터 날 이끈 생선구이 냄새를 기억한다.

지난 여름, 그 해변에서 레몬꽂아 시원하게 마셨던 것을 기억한다.

이제. 같은이름. 다른 기억이 되어 지난 여름으로 잊혀져 간다.